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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신파·빌런 없는 '흐르는 여정', 눈물 많은 김진유 감독의 따뜻한 시선


(인터뷰)김진유 감독, 영화 '흐르는 여정'으로 6년 만 컴백⋯섬세한 연출력 입증
김혜욱x저스틴 민이 완성한 아름답고 따뜻한 삶의 여정, 인생은 계속 흐르는 것
잔잔하게 마음 속에 스며드는, 품격 있는 '올해의 영화'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렇게 아름답고 여운 깊은 영화가 또 있을까. 눈물을 쏙 빼는 장면이 없는데 눈물이 나고, 가슴이 아린다. 누군가가 '인생 영화가 무엇이냐'라고 물으면 고민할 새도 없이 바로 '흐르는 여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감동적이고 울림이 큰 영화다. 이 중심에는 선하고 따뜻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는 김진유 감독의 진심이 존재한다.

오는 10월 28일 개봉되는 '흐르는 여정'(감독 김진유)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자신만의 여행을 준비하던 춘희(김혜옥 분)가 새로 이사 간 아파트에서 예상치 못한 인연인 민준(저스틴 민 분), 성찬(박대호 분)을 만나며 고요했던 일상에 새로운 선율이 흐르기 시작하는 이야기의 영화다. 장편 데뷔작 '나는보리'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진유 감독의 6년만 신작으로, 저스틴 민의 첫 한국 영화 주연작이기도 하다.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전작에서 한 가족과 공동체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섬세하게 들여다봤던 김진유 감독은 이번 '흐르는 여정'에서 더욱 깊은 인간애를 바탕으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강릉과 주문진 등 아름다운 배경 속 각 인물은 소소하고 평범하게 자신들의 인생을 힘차게 살아간다. 소재는 무겁지만, 억지로 눈물 빼게 하는 신파도, 갈등을 조장하는 빌런도 없다. 그래서 더욱더 나의 이야기, 우리 가족의 이야기 같고, 영화의 끝에선 눈물을 펑펑 쏟을 수밖에 없다. 조용하지만, 너무나 강한 힘을 가진 영화다.

푸근하고 서글서글한 인상의 김진유 감독이 '흐르는 여정' 속에 담아낸 선한 마음은 인터뷰에서도 유효했다.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며 눈물을 쏟은 것. 또 영화를 향한 찬사는 모두 영화에 기꺼이 출연해 준 김혜옥, 저스틴 민의 덕분이라며 그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영화 행사가 끝난 후 김혜옥과 산책을 하면서 나눴던 따뜻한 대화를 떠올리며 영화가 잘 되면 같이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도 전했다.

김진유 감독의 과거 반전 이력도 영화만의 재미 요소였다. 초등학생 때 축구선수가 꿈이었지만, 합숙하는 것 때문에 집에서 반대가 심해 첫 좌절을 맛봤다는 김진유 감독은 육상을 해보라는 체육 선생님의 제안에 높이뛰기 선수를 하게 됐다고 한다. 배면뛰기 하는 선수가 멋있어 보여서 여름방학 내내 혼자 연습을 한 그는 5학년부터 배면뛰기 1등을 독차지했다. 강원도민체전에서 늘 1등을 차지했다는 그는 "27살까지 대회만 나가는 선수였고 1등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10대엔 비보이를 했고, 20대엔 산울림 팬클럽이 만든 산울림 카피 밴드 활동을 했다. "음악이 영화보다 위대하다고 생각한다"라는 그는 "뒤풀이 때 즐겁게 노래 부르는데, 이 즐거운 소리를 우리 엄마, 아빠는 못 듣는다는 슬픔이 느껴졌다. 그래서 음악은 진지하게 못 하겠다는 마음이 생겼다"라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음악은 그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다. 힙합 뮤직비디오 촬영 경험도 있는 그는 앞으로 음악 영화를 한다면 힙합을 하고 싶다는 바람으 덧붙였다. 다음은 김진유 감독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 오는 28일 개봉을 앞두고 최근 시사회를 통해 작품이 공개되고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가?

"저에게 새로 생긴 루틴이 왓챠피디아를 보고 검색하는 것이다. 다들 잘 봐주셔서 기분이 좋다. 배우들이 좀 더 보이는 것도 기분 좋다."

- 그중 가장 좋았던 반응은?

"엄마와 같이 영화를 보는데 엄마가 너무 울었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그 우는 것마저 기분이 좋고 엄마에 대해 이해되는 무언가가 있다고 하셨다. 울려고 만든 영화는 아니지만 일종에 제가 하고 싶었던 것과 연결이 된 것이라서 그런 반응이 좋았다."

- 존엄사를 담고 있다. 이 영화의 시작점을 들려준다면?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에서 류이치 사카모토가 지휘하는 장면을 보면서 수어 통역사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가장 처음 떠올렸던 구상은 수어 통역사와 농인 관객의 사랑 이야기였다. 하지만 단순히 사랑에 대한 정서로만 영화를 구성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장 뤽 고다르 감독과 네덜란드 총리 부부의 존엄사 소식을 듣게 됐고, 여러 생각과 경험을 거치며 이야기를 확장해갔다. 장애인 친구들과 술을 먹으면 자주 하던 이야기가 있었다. 그 친구들은 돈이 있다면 "스위스에 가서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줄곧 했었다. 당시에는 "왜 그런 소리를 하냐"라고 생각했지만, 그러한 반복되는 경험을 하면서 나는 이들의 아픔과 마음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엄사의 핵심은 죽음을 선택한 이들을 존중하자는 것이다. 나는 이 존중에 동의하고, 무분별한 죽음이 아닌 스스로 삶을 마감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존중한다는 의미다. '흐르는 여정'의 춘희는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는 인물이고 그가 죽음을 선택하는 행위를 존중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다. 타인의 아픔은 우리가 잘 알 수 없고, 우리 모두 타인을 사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단순히 존엄사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고, '호스피스의 자유로운 형태 그리고 죽음을 같이 마주할 수 있는 환경이 달라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영화 '흐르는 여정' 스틸컷 [사진=㈜영화사 진진]

- 소재는 무겁지만, 그것을 전면에 내세우지도 않고 그 흔한 눈물 빼는 장면도 없다. 영화를 만들 때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품격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되는데, 죽음을 대하는 방식이 절절한 것보다 천천히 같이 갈 수 있는 영화였으면 했다. 서사를 캐릭터별로 알려주기보다는 같이 알아갔으면 했다.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죽음을 마주할 때 관객도 같이 고민하면서 춘희를 같이 보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조금은 빠르지 않은 방식으로 천천히 캐릭터를 마주하게 되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있다."

- 영화는 춘희의 이사로 시작이 되는데, 춘희의 편지를 읽는 민준의 목소리가 덧입혀진다. 민준이 편지를 읽게 한 이유가 있나?

"처음엔 춘희 목소리로 해야 하나 고민했다. 오프닝에서 춘희가 등장하는데 낯선 목소리가 등장하는 것이 영화적이다. 또 처음엔 낯설지만, 나중엔 낯선 사람들이 아니게 되는 관객의 마음이었으면 했다. 사실 처음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어색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된다. 낯설게 시작했지만 친구가 됐으면 하는 목표가 있었다."

- 김혜옥 배우를 캐스팅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심심한 캐스팅 방법이었다. 섭외하고 싶어서 회사에 연락했고 시나리오 전달한 후에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돌아온 대답은 회사 실장님은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선생님의 답을 기다리는데 오케이를 하셨다. 국민 엄마이지 않나. 드라마에서 나온 선생님과는 또 다른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잘하시는 분이고, 눈을 보고 있으면 슬퍼진다. 긍정적인 캐릭터에서도 슬픈 에너지가 있다. 그래서 춘희와도 맞을 것 같았다. 또 매력적인 웃음과 긍정 에너지도 가졌다. 춘희 캐릭터에서 중요한 건 너무 아파 보이고 싶지 않다였다. 아픈 이미지를 가지기 싫었다. 이미지로서 없애줄 수 있는 분이 선생님이다. 아픈 역할인데 아프게 보이지 못해서 아쉽다고 하셨는데, 제가 생각했던 춘희와 맞닿아있어서 선생님께 부탁드렸다."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영화 '흐르는 여정' 스틸컷 [사진=㈜영화사 진진]

- 극 속 춘희의 이름을 실제 인물에서 따왔고, 그분이 영화에도 등장한다. 어떻게 설정하게 됐나?

"강릉 명주동에 '작은정원'이라는 모임이 있다. 마을에 화분을 가꾸는 팀이다. 그분들을 언니라고 하는데, 영화 공부하는 수업이 있었다. 언니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춘희의 모습에 많이 따왔다. 문춘희 언니는 영화에서 계단에 앉아 있는 인물이고, 평상에 앉아 있는 분들도 그분들이다. 흔쾌히 촬영해 주시겠다고 다 와주셨다."

-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 등장하는 쿠키영상 속 춘희가 장롱을 만드는 건 어떤 의미가 있나?

"부산국제영화제 때는 그 영상이 없었다. 그런데 그 장면이 계속 생각났다. 처음에 시나리오에 없던 것이 저는 슬픈 감정을 가진 장면을 찍을 계획이 없었다. 컷하고 옆 방에서 쉬고 있었는데 그 감정이 계속 유지된 거다. 선생님이 장롱을 만지는데 촬영 감독님과 찍자고 했다. 모든 스태프가 눈빛으로 같은 생각을 나누고, 카메라를 조심스럽게 옮겨서 찍게 됐다. 물론 선생님도 카메라가 보이고 찍는 걸 아셨겠지만, 그 감정을 담고 싶었다. 영화 속에는 못 넣었지만, 슬픔과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장면이고 계속 생각이 나서 관객과도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마지막에 넣었다."

- 저스틴 민 배우가 굉장히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완벽을 추구하는 연기자라는 얘기를 했다. 어떤 점이 그런가?

"본인이 살고 싶은 방향이 있는 것 같다. 민준 캐릭터를 완성할 때도 저는 저스틴이 민준과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다. 섬세한 사람이다. 촬영 전에 시나리오와 관련된 세 페이지의 질문을 주셨고, 저는 성실히 답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캐릭터를 만드는데 그 점이 작용했다. 연기적으로 섬세한 사람이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굉장히 많이 열려있다."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영화 '흐르는 여정' 스틸컷 [사진=㈜영화사 진진]

- 막걸리가 재미있는 소재로 사용된다. 막걸리를 와인잔에 담아 빨대로 마시는 장면이 웃음 포인트였다. 또 그랜드 피아노, 춘희의 화분, 효자손, 된장찌개 등 등장하는 소품이 이야기와 잘 어우러져서 하나도 놓칠 것이 없었다.

"와인잔에 담은 와인잔을 빨대로 마시는 건 저스틴의 아이디어다. 막걸리는 원래부터 정해져 있던 것이었고, 농인이 가진 것 중에서 색다른 것이 그랜드 피아노였다. 그만큼 춘희의 남편은 하고 싶은 것을 다 했던 사람이다. 차도 굉장히 비싼 고급 차량이다. 그랜드 피아노와 이층집은 남편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었고, 귤나무도 남편이 좋아서 키웠는데 열매가 매달려 있는 것이 어색하더라. 촬영하다가 조그만 망울이 있어서 담을 수 있었다."

- 소소한 일상 이야기 속 위트도 돋보였다. 웃음도 꽤 많이 터졌던 것 같은데 이 또한 예상한 바인가?

"한 명의 관객으로서 영화관에서 진지하게만 보는 작품은 좀 힘들다. 편안한 영화를 선호한다. 그래서 유쾌한 영화를 하고 싶다. 저는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영화 속 위트는 김혜옥, 저스틴 민 두 배우가 만들어 준 것 같다."

- 오케스트라 장면도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쉽지 않은 촬영이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촬영했나?

"강릉시립교향악단에서 협조의 개념으로 감사하게 같이 해주셨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두 시간뿐이었다. 저에게는 어려운 미션이었다. 그날 저스틴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눈시울이 붉어지는데, 처음엔 그게 아니었다. 임팩트를 줄까 고민하다가 저스틴에게 춘희를 한번 생각해 보자는 얘기를 하고 촬영했는데 그렇게 한 거다. 저는 폭풍 눈물을 흘렸다. 진짜 많이 울었다. 춘희 모습과 영화 속에서 남편의 존재를 떠올리니 슬플 수밖에 없었다. 저스틴의 연기가 훌륭했다."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영화 '흐르는 여정' 스틸컷 [사진=㈜영화사 진진]

- 편집하면서 가장 많이 울었던 장면을 꼽아준다면?

"너무 많이 울어서 꼽기가 힘들다. 만약 편집을 300번 했다면 저는 300번 이상 울었다. 감사함이 있다. 공항에 가서 카페에서 김밥을 먹는 장면이 있다. 섭외를 한 곳인데 비용도 안 받으셨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또 객석을 채워야 했는데 여러분이 와주셨다. 그렇게 고마운 순간, 고마운 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울 수밖에 없었다."(김진유 감독은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또 다시 눈물을 흘렸다.)

- 이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악인이 없다는 것이다. 잠깐 등장하는 모든 이들이 선하고, 평범하다. 의도한 부분인가?

"미디어가 사람들에게 주는 힘이 분명히 있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요즘 영화, 드라마가 자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그 안에서 뭔가를 하려면 다른 지점이 있어야 한다. 전작 '나는보리'도 '흐르는 여정'도 저에게는 판타지적인 영화다. 그런 삶을 살면 좋겠지만 저는 부족하다. 그래서 그런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접근하는 지점이 있다. 판타지를 보여줌으로써 세상이 조금은 유해지지 않을까. 타인에게 마음을 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착한 사람만 나와야 하는 건 아니지만, 춘희가 만나는 사람은 누구일까 라는 식으로 접근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 감독님의 시선이자 삶의 모토라는 생각도 드는데, 지향하는 부분인가?

"그런 시선으로 살아야 덜 힘들다. 영화를 하면서 저에 대해 알게 된 건, 제가 갈등을 피하는 사람이더라. 갈등을 정면으로 부딪쳐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저에게도 숙제인 것 같다. 특정 갈등이 벌어졌을 때 해결하려는 마음도 필요한데, 갈등을 중재하기는 하지만 갈등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니다."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김진유 감독이 영화 '흐르는 여정'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영화사진진]

- 두 번째 작품을 내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 시간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 이야기다. 시나리오가 완성되는 시기다. 저는 투자를 바로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공적 자금을 활용해서 만들어야 했고, 강원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았다. 제작비를 확보하고 영화 촬영에 들어가는 것만 3년이 걸렸다. 자연스러운 시간이었다. '나는보리' 때 다음 이야기가 없이 개봉부터 해서 다음 영화가 늦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빠른 편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개봉할 수 있는 것도 감사하다."

- 이렇게 준비한 영화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2관왕을 차지했을 때 특히 남다른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나는보리' 첫 상영 하고 나서의 감정은 '이제 영화 안 해도 되겠다'였다. 그만큼 하나의 영화를 만들고 관객에게 보여주는 일이 힘들었다. 쉬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데 '나는보리'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받았다. 선배님들이 주신 상이라 한편은 더 하자는 자신감을 얻었고 '흐르는 여정'까지 왔다. 첫 상영 하고는 '영화를 꼭 찍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다음 영화는 없을 수 있다, 꼭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했다. 저에게 동력이 되는 건 상인 것 같기도 하다.(웃음) 그래도 이 영화가 관객의 마음에 가닿고 있고, 혜옥 선배님과 저스틴 민이 개봉까지도 함께해줘서 감사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 '흐르는 여정'은 관객에게 어떤 영화로 남았으면 하나?

"어떤 분이 "도파민이 없는 영화다. 도파민 넘치는 영화들 사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얘기를 해주셨다. 이런 영화도 관객을 만날 수 있고,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 또 이 영화가 쉬웠으면 좋겠다. 바쁜 생활 속에서 여유를 찾으면서 죽음, 자기 삶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 엄마와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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