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거짓말', 김유정 5개월 수업·진선규 일본행⋯이유있는 '완벽 대사'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김유정은 5개월 간 일본어 공부에 매달렸고, 진선규는 2개월 간 일본에 머무르며 대사를 파고들었다. '100일의 거짓말' 배우들이 외국어 대사를 위해 공들인 노력과 열정이 빛을 발하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100일의 거짓말'이 연이은 호평 세례와 함께 시청률과 화제성이 동반 상승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6회 시청률이 평균 9.9% 최고 10.7%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수도권 기준)

'100일의 거짓말' 포스터 [사진=tvN]

회를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서사와 밀도 높은 전개 속, 배우들의 빈틈 없는 열연은 극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과 통역이라는 소재 및 설정을 다룬 만큼, 배우들은 방대한 분량의 일본어와 영어 대사를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유인식 감독은 "캐스팅이 된 순간부터 배우들은 열성적으로 외국어 연기를 준비했다. 이미 첫 대본 리딩 현장에서 수준급의 외국어를 구사해서 놀라웠다"라며 "외국어 대사 분량이 상당했던 데다, 일본 및 영미권 배우들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배우들 모두 촬영이 끝나는 날까지 (길게는 1년 넘게) 연습의 나날이 이어졌다. 일어∙영어∙중국어 담당 선생님들이 배우들과 일대일로 수업하며 준비하셨고, 외국어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 있으면 현장에 나와서 배우들의 대사를 한 마디씩 점검하고 자문해 주셨다"라고 치열했던 준비 과정을 공개했다.

김유정은 촬영 전 5개월 정도를 일본어 공부에 전념했다고. 단순히 대사를 암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법과 회화, 대본 숙지를 위한 3개의 수업을 병행했다. 바쁜 일정 속에도 쉬는 날이 거의 없이 매일 2개의 수업을 진행했다. 이가경과 어울리는 말투와 억양을 구사하기 위해서 대사를 먼저 외우고, 감정과 상황에 따라 캐릭터에 맞는 톤을 구상 후 다시 연습에 매진했다. 특히 극 중 이가경이 영어를 어깨너머로 익힌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해 영어 대사를 연습할 때는 외워 둔 단어들을 조합해 말하는 느낌을 표현하는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일본어 지도팀은 "김유정 배우는 가장 먼저 수업을 시작했다. 해외 일정이 있을 때는 스케줄 사이에도 비대면 화상 수업을 했다. 모든 억양을 귀에 익힌 후 자신만의 느낌으로 살리는 걸 정말 잘했는데, 나중에는 억양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스스로 알아챌 정도라 연습량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라며 "이가경의 캐릭터처럼 상대에 맞춰서 대사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에도 능숙했다"라고 칭찬했다.

박진영 역시 엘리트 통역관 '사토 히데오/김태웅' 역을 맡아 일본어 대사와 영어 대사를 모두 완벽하게 선보였다. "연습만이 답이었다"라고 밝힌 박진영은 올해 2월부터 시작해 모든 촬영이 끝날 때까지 대본의 일본어만 반복적으로 연습했다. 이가경, 사토 히데오의 캐릭터 설정에 따라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의 차별화를 두고 연기했다.

일본어 지도팀은 "박진영 배우는 다른 배우들에 비하면 간단한 일본어는 가능했다. 히라가나도 쓸 줄 알아서 커다란 스케치북에 일본어 대사를 히라가나로 직접 쓰면서 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대사와 동작을 함께 해야 잘 외워진다면서, 생각하는 움직임을 하면서 대사를 외워서 연극 연습을 하는 느낌도 들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캐릭터에 맞는 억양과 말투를 찾기 위해서 세 분 정도께 녹음을 부탁했는데, 너무 열심히 들어서 자려고 누워도 목소리가 귀에 맴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일본어, 영어 수업을 연달아 하는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항상 즐겁게 준비했다"라며 그의 남다른 열정을 대신 전했다.

유소란 역의 김현주는 유일하게 중국어 연기에 도전했다. 중국인으로서 조선어를 구사하는 모습을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문적으로 언어를 구사하는 인물은 아니기에 억양을 지나치게 정확하게 표현하기보다는 자연스러움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 당시의 언어적 특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많지 않아, 중국어 수업을 함께 한 중국어 선생님이 한국어를 구사할 때의 억양과 말투를 유심히 관찰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중국인들의 한국어 발음을 참고하며 캐릭터에 맞는 억양을 만들어갔다. 김현주는 해당 장면이 지닌 긴장감과 인물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상황에 맞는 연기를 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김현주의 중국어 연기를 도운 지도 선생은 "김현주 배우는 대사 하나하나의 발음과 억양을 세심하게 살피며 연습에 집중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작은 발음의 차이도 놓치지 않고 대사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다듬어가는 모습이었다. 같은 대사를 수없이 반복하는 과정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했고, 수업 후에도 제가 대사별로 녹음한 음성 파일을 들으며 연습을 이어갔다"라고 전해 완벽한 연기의 비결을 엿보게 했다.

유인식 감독과 배우들은 같은 언어라도 캐릭터마다 미묘한 차이들을 섬세하게 구현했다. 그중 하나가 유필립(이무생 분)의 일본어 대사였다. 일본어 지도팀은 "이무생 배우는 작년 겨울 첫 수업에 거의 모든 일본어 대사를 외워 왔다. 유필립은 외국인이 하는 일본어의 느낌을 살리는 데에 중점을 뒀다. 영어권 분들이 하는 일본어의 특징을 더 살리기 위해 수업보다는 참고할 영상들을 보여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무생은 미국인이 쓰는 우리말과 일본어는 조금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대사를 숙지하고 유필립만의 언어를 완성해 나갔다. 무엇보다 해외에 파견된 국제기자라는 직업적 특성이 언어 표현에서 드러나도록 세심하게 접근했다. 이무생은 적확한 언어를 사용하면서 표정이나 동작들을 덧붙이는 방식을 택했다. 1930년대의 영화들을 보면서 그 시대 인물들의 화법과 제스처를 참고해 캐릭터를 구체화했다.

진선규는 '100일의 거짓말'을 위해 2개월간 일본에 머물며 하루 7시간씩 대본을 외웠다.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몰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자연스러운 발음과 억양을 선보이며 일본 현지의 극찬까지 이끌어냈다. 일본어 지도팀은 "진선규 배우의 첫 수업은 작년 10월이었다. 두 달 정도 일본 교토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투리 억양을 익혀 올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교토에서 일본어 대사를 봐주실 배우분을 찾아서 부탁했다"라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의 두 달 동안 오전에는 일본어 회화, 오후에는 일본어 대사, 그리고 주 2회는 한국에 있는 저희와 비대면 화상 수업으로 대사 확인 수업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인이 쓰는 조선어 대사까지 함께 했는데, 그 양이 많아서 안쓰러울 정도였다. 그럼에도 잘 해내셔서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라고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어 지도팀은 "모든 배우가 12회 분량의 일본어 대사 숙지 후 첫 촬영을 시작했다. 그래서 일본어 억양이 틀리는 경우는 있었지만, 촬영 현장에서 대사를 외우지 못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선생님들이 계셔도 배우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결과"라며 배우들이 보여준 작품을 향한 진심에 감탄을 표했다.

'100일의 거짓말'은 밀정이 된 소매치기와 조선총독부 엘리트 통역관이 마주하며 벌어지는 100일간의 첩보 로맨스다. 7회는 오는 31일 밤 9시 10분에 방송된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