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품격 엔터테인먼트 경제지 조이뉴스24가 창간 22주년을 맞아 10월 15일부터 21일까지 2026년을 빛낸 드라마, 예능, 영화, 배우, 가수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엔터테인먼트사·방송사 재직자, 영화 및 방송 콘텐츠 제작자, 연예부 기자 등 업계 종사자 142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를 부문별로 소개한다. [편집자]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K콘텐츠의 저력은 2026년에도 흔들림 없이 이어졌다. 글로벌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거대 자본을 쏟아붓고 트렌드 쫓기에 급급했던 작품보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예리하게 포착하거나 독보적인 캐릭터 서사로 무장한 작품들이 두터운 지지를 받았다. 묵직한 공감대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선사한 작품들이 올해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정의구현과 생활밀착형 K히어로를 앞세운 '김부장'과 '참교육'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 소지섭 '김부장', K아저씨 일냈다

SBS 드라마 '김부장'이 총 142명 중 35명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올해의 드라마' 1위에 올랐다.
'김부장'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돼 싸우는 복수 액션 드라마다. 가족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부성애와 강도 높은 액션을 결합한 이야기가 국내외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김부장'은 4회 만에 20%를 돌파했고, 최종회 23.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올해 방영된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을 쓰며 흥행에 성공했다. '김부장'은 넷플릭스 비영어 TV쇼 부문 글로벌 1위를 3주 연속 차지하며 글로벌 흥행에도 성공했다.
이 같은 흥행의 중심에는 단연 타이틀롤 김부장 역을 맡아 극을 든든하게 이끈 배우 소지섭이 있다. 극중 평범한 가장이었던 그가, 딸을 찾기 위해 십수년 만에 정체를 드러낸 '인간병기' 김부장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대체 불가 히어로'로 변신했다. 소지섭이 켜켜이 쌓아온 강렬한 액션연기는 압도적 전투력을 보여주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여기에 김부장의 친구인 남한 특수요원 출신 성한수 역의 최대훈, 박진철 역 윤경호의 생활밀착형 액션 연기와 유쾌한 케미스트리는 '아빠 유니버스'를 구축하며 받은 사랑을 받았다.
액션의 향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들의 짠내 나는 현실이 공감을 얻었고, 김부장 딸에게 학교폭력을 가하고도 뻔뻔한 재벌 회장 딸과 공권력마저 무기력하게 만드는 재벌회장 등을 응징하는 스토리는 쾌감을 안겼다.
◇ '참교육', 현실 교육에 묵직한 화두

넷플릭스 시리즈 '참교육'이 14표를 얻으며 '올해의 드라마' 2위에 올랐다.
'참교육'은 선넘는 학생, 교사, 학부모로 인해 무너진 대한민국의 교권과 교육현장을 지키기 위해 창설된 교권보호국의 통쾌하고 시원한 참교육을 그린 이야기로 동명의 웹툰이 원작이다. 김무열과 이성민, 진기주, 표지훈 등이 열연했다.
교권국 나화진과 임한림(진기주 분), 봉근대(표지훈 분)는 사이다 감독관이 되어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 교육의 의무를 저버린 교사, 이기적인 극성 학부모까지, 선 넘는 이들을 응징하고 피해자의 편에 서서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원작 웹툰에서 문제가 되는 지점은 과감하게 지워내고 김무열이 주축이 된 통쾌한 액션과 사이다 전개, 여운을 남기는 서사로 재미를 안겼다. 이에 '참교육'은 넷플릭스 넷플릭스 비영어 TV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물론 긍정적인 반응만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답답한 현실에 통쾌한 사이다를 투척하는 동시에 현실 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거리를 안겼다.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학생은 학생 답게, 교사는 교사 답게" 행동하는 것이 무엇인지,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모자무싸'-'닥터X'-'로또 1등', 다채로운 장르 인기

특정 장르의 쏠림 현상이 없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탄탄한 서사를 자랑하는 장르물은 꾸준히 사랑받았고, 화려한 스케일이나 거대한 자본 없이 시청자들의 감성을 건드린 수작도 많았다. 검증된 원작을 드라마화 한 작품과 시즌제 드라마도 사랑 받았다.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가 13표를 얻으며 3위에 올랐다. 잘난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안 풀려 시기와 질투로 괴로워 미쳐버린 인간의 평화 찾기를 따라가는 드라마로,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를 쓴 박해영 작가 특유의 깊고 진한 휴먼 서사로 주목받았다. '21세기 대군부인'에 밀려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가치있는 드라마였다. 20년째 영화 감독 데뷔를 꿈꾸는, 지질하지만 처절하게 분투하는 황동만 역의 구교환은 모두의 응원을 불렀다. 고윤정과 오정세, 강말금 등도 인물의 서사를 밀도있게 그려내며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현재 방영중인 SBS 드라마 '닥터X'(10표)가 그 뒤를 이었다. 일본 인기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메디컬드라마 '닥터X'는 천재적인 수술 실력으로 부조리를 깨부수는 계수정의 활약으로 20%대에 육박하는 높은 시청률을 보였다. 빠른 전개와 개성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시선을 붙든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다루면서 각색을 두고 엇갈린 반응도 나왔다.
이준혁 주연의 오피스 드라마 티빙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9표), 임지연과 허남준의 로맨스코미디 SBS '멋진 신세계'(7표)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준영과 송강의 케미가 돋보인 tvN '포핸즈', 박지훈의 활약이 펼쳐진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 김유정과 박진영, 김현주 등의 열연이 돋보이는 tvN '100일의 거짓말'은 각 6표를 얻어 공동 7위를 차지했다.
또한 박해수에 청룡시리즈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안긴 ENA '허수아비'와 신혜선의 존재감이 돋보인 넷플릭스 '레이디두아'(각 5표), 김고은을 앞세운 효자 작품 '유미의세포들3'(4표), 시즌3 제작을 예고한 디즈니+ '메이드인코리아', 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JTBC '신입사원 강회장'(각 3표) 등이 업계 관계자들의 고른 선택을 받았다.
이밖에도 '신병4' '언더커버 미쓰홍', '유부녀킬러', '맨 끝줄 소년', '원더풀스', '킬러들의 쇼핑몰2', '이사랑 통역되나요?', '판사 이한영', '최애의 사원', '나의 유죄인간', '은애하는 도적님아' 등의 답변이 나오며 2026년 한 해 동안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한 다채로운 드라마 라인업을 증명했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